아주짧은글2019. 11. 17. 21:44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을, 어딘가에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 그래서 나중에 언제고 들춰보면서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일기장을 만들었고, 대학을 다니면서는 4권?5권? 정도의 노트를 채웠던 것 같다.

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고, 그래서 작고 가볍고 예쁜 노트를 고르는데 많은 힘을 썼었다. 하지만 난 손목이 안좋고.. 종이에 쓴 글은 수정이 어렵고. 아무리 편한 노트라도 스마트폰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고. 그러다보니 일기 쓰는 건 차일피일 미뤄지고.

지금은 에버노트에 쓰지만 사실 고양이 일러스트가 그려진 작은 노트도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로 에버노트에 글 쓰는 것, 화면을 터치해 기록해놓는 것, 노트에 쓰는 것 모두 느낌이 다르기에 어떤 방법으로 내 생각과 감정을 기록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단권화를 해야 연대기 같은.. 것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  그러다보면 고민하는데 에너지를 쓰느라 정작 기록을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생기곤 했다. 

그치만 이제 단권화에 대한 강박을 버려 보려고. 미래에 찾아보기 힘들더라도, 어디엔가 기록해둔다면 휘발되지 않고 남아있다가 우연히 발견될 가능성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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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