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우리 회사 프론트엔드 개발자랑 커피를 한 잔 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는 아니고 제법 친한 동료인데 마침 둘다 짬이 나서였다.
회사 앞 카페에 들어가서 키오스크로 커피를 주문하는데, 신용카드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우리가 명색이 테크 종사자인데 우리도 이렇게 버벅일 정도면 다른 사람들, 특히 노인들은 얼마나 어려울까? 라고 물으니 사실 이 정도면 양반이고 맥도날드 키오스크는 더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여러 식당, 카페에서 주문을 키오스크로 받게 되고 노인들이 주문하기 어려워한다는 문제 제기는 기사나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몇 차례 접했다. 하지만 키오스크 앞에서 뚝딱거리다보니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는게 꼭 나이를 먹어서 신문물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UI/UX를 제대로 디자인하지 않아서 여남노소 누구나 사용하기 어려운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지금 70대 이상이신 분들도 커피 자판기같은 건 다들 써보신 적이 있었을텐데.
2주 전에는 입덕 40년이 넘은 올비팬들이 온라인 예매를 어려워해서 KBO에서 현장 판매를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올비님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봐서 좋았고 꼭 필요한 티켓 판매 정책이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나이를 먹어서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다. 요즘 청소년들은 PC를 잘 안쓰다보니 키보드로 타자치는 걸 어려워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봤는데, 몇십년이 지나서 나는 탈덕하지 않았는데 핸드폰으로만 티켓팅이 가능하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적응해야 될까? 그래도 나는 새로운 전자기기 써보는 것도 좋아하고 하니까 신문물에 잘 적응해나가려나...
그런 걱정이 들어서 오늘 쓰는 글은 스마트폰으로 작성해보았다. 화상 쿼티 키보드로 작성하다보니 확실히 기계식 키보드로 쓰는 것보다 타자 속도가 느리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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