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미국인은 한국인을 어떻게 볼까?(기사 본문 링크)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고 방식과 행동이 아무 맥락없이 짠 하고 생성되기 보다 많은 부분이 사회의 합의/규범의 안에서 생성된다. 적당한 규범이 성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눈치 보다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따라한다’가 많은 사람들의 행동 규칙이다. 예컨대 방에서 ‘불’이 나도 혼자인 경우에는 본능을 따라 바로 도망가지만, 여러 사람들이 존재하게 되면 어떻게 할지 서로 눈치부터 본다. 그러다가 결국 혼자일 때보다 대피가 늦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어떤 경우에라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혹은 모두가 YES 또는 NO 라고 할 때 혼자 반대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드물다. 이렇게 행동 규범을 외주하는 인간으로서 차별주의자들 (및 차별에 대해 평소 별 다른 생각이 없던 사람들)의 경우 자신과 같은 차별주의자, 또는 적어도 차별을 방관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메시지는 이제부터는 ‘차별해도 된다’는 허용이다. 이미 가지고 있던 차별과 생각 없음을 꺼내는 것에 불과하지만, 차별을 밖으로 휘두르는 것과 그러지 못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오랜만에 과학 동아 기사를 찾아 읽었다. (아주 좋은 기사였다!)
"행동 규범을 외주하는 인간으로서 차별주의자" 를 아주 한심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스스로 생각이란 걸 못하니 본인이 타자로 존재하는 집단에서 차별을 당함으로써 그들이 강제(타의) 역지사지 해보길 바랐다. 그렇지만 나도 행동 규범을 외주하고 있지 않나. 페미니스트이고 다른 여러 소수자들의 인권 운동에 연대하기로 결정했지만, 그 결정 역시도 인권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한 주변 환경 덕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그럼 이것은 외주가 아닌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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