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를 돌이켜보면, 13주 중에 신체 컨디션이 온전히 좋았던 건 2주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심지어 2월에 1주일간 휴가 쓰고 해외여행을 다녀왔을 때도, 소화불량과 추위 때문에 힘들었다. 어렵게 간 여행인데 온전히 즐기지 못해서 속상했었다.
작년 11월부터는 그냥 한달에 반 정도는 감기에 걸려있었다. 감기도 그냥 3~4일 정도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쉬면 나을 것 같은데, 감기로는 병가를 쓸 수 없고 내 연차를 써야 하는데다가 내가 쉰다고 업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냥 출근하고 야근하다보면 2주, 3주가 지나도 낫지 않곤 했었다. 2분기가 반쯤 지나간 지금, 좀 나아지나 싶었더니 며칠 전 먹은 술과 숙취 이후로 원래 몸 상태로 돌아가버렸다.
오늘 아침엔 4일만에 출근을 했는데,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했다. 보통 출근길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데 오늘은 답답함에 잠에도 들지 못해서 스마트폰을 보다가, 창밖을 보다가 하며 출근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문을 여니까 입에서 신물이 올라오는 것 같아서 화장실가서 토해야 되나 생각하다가, 심호흡해서 토기를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다. 대학생 때는 소주를 몇병씩 마셔도 토한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걸핏하면 토한다.
올해 들어 계속 신체의 어딘가가 아픈데, 대단한 병으로 아픈 건 아니고 감기, 과민성대장, 장염, 근육통 같은, 가만히 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낫는 병들이다. 그런데 이런 병들 때문에 휴직이나 병가로 회사를 쉴 수는 없으니까, 그냥 시름시름 계속 아프고 업무도 잘 못하겠고 진퇴양난이다. 병가 쓰는 회사 동료를 6년 동안 3번 봤는데, 다들 수술이 필요한 병이었거나, 뼈가 부러졌거나 어딘가에서 실신했거나 그런 분들이었다.
원래 회사원들은 다들 아파도 돈이 필요하니까 참고 출근하면서 사는걸까? 아니면 내가 특별히 약한 걸까? 만약 후자라면, 약체인 나는 어디 가서 돈을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할까? 노동해서 돈을 벌어야 생계를 유지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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