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글2025. 5. 9. 23:30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퇴근을 하지 못해서 백글 마감은 어떻게 해야하나 초조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꺼내 메모장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넘을지도 모르겠는데,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세이브 원고를 준비해놔야하나 고민중이다. 생각해보면 이론적으로는 매일 1편씩 글을 쓸 필요는 없고 주말에 날 잡아서, 하루에 7편을 완성한 다음에 하나씩 올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 심리상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은 아니겠지... 아니, 인간 심리가 아니라 마감 때까지 미루다가 마감 직전에 해치우는 게 익숙한, 나의 심리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사무실로 왔는데, 식사를 한 것 같은 포만감이 전혀 없고 여전히 배고프다.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데, 회사에서 먹은 저녁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픈 이유는 무엇일지 직장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까, 집에서는 저녁 먹고 쉬지만 회사에서는 밥 먹고 다시 일하느라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답이었다. 한 8시 정도까지는 얼른 마치고 퇴근한 다음 집에 가서 야식삼아 간장계란밥을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는데, 이제 집에 가서 야식을 먹어버리면 배불러서 잠들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자는게 맞을 것이다. 도착하면 졸려서 밥먹을 힘도 없지 않으려나. 사실 지금은 엄청 졸리지만 집에 가면 놀아야 된다는 생각에 눈이 번쩍 떠질지도 모르겠다. 퇴근하면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다.

어쩌다 이렇게 늦게 되었는지 되짚어보면, '이거만 고치면 잘 되지 않을까?'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음주 월요일에 휴가이기도 해서, 오늘까진 뭐라도 결과가 나와야된다는 마음에, '조금만 더 하면 끝날 것 같은데, 잘 될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결합해서 결국 시간만 쓰고 늦게 퇴근하는데 잘 풀린 건 하나도 없는 결과를 갖고 왔다.

막차 시간은 지난지 이미 오래고, 너무 졸려서 다 던지고 퇴근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이 안전하게 운전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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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