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글2025. 5. 23. 23:29

역시 금요일 밤엔 야근이다.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넘을지도 모르겠어서 급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월화수목요일에 야근하면 다음날 출근을 걱정해야 하는데, 금요일에는 걱정하지 않고 늦잠을 자도 되니깐 마음 편하게 야근하게 되는 듯하다. 그래서 늦게까지 사무실에 사람들이 많았고, 심지어 내가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5월 첫째주 금요일에 야근했을 땐 너무너무 억울했고 집에가서 조금 울었는데 사실 지금은 그렇게 슬프고 그렇지는 않다. 사실 이번 달엔 4월보다 야근을 많이 하진 않아서 약간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고, 오늘 야근한만큼 다음주의 퇴근 시간이 빨라질거라 생각하니까 그냥 설렁설렁 일해서 소요시간을 열심히 늘렸다. 너무 농땡이를 피웠는지 예상했던 퇴근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늦었지만 뭐. 그러게 누가 야근을 강요하래. 대학생 때 캐드를 배웠었는데, 학원 강사님이 손이 빨라야 퇴근을 빨리 할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퇴근은 못하는건데 손이 빠르면 일이 늘어나기만 할뿐이다. 좋은 부서장을 만나면 빨리 일하고 빨리 퇴근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사실 노동법상 10시 이후에 노동한다면 시급이 1.5배가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야간근로수당을 받으려면 따로 신청해서 부서장님 결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부서 선배들도 눈치보여서 신청하지 않는다고 했기도 하고. 그냥 좀 인사팀에서 알아서 해주면 안될까. 나같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신청해야 받을 수 있게 해놓은 거겠지... 그래야 급여로 나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역시 오늘 알게된 건 야근하는데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더 억울해진다는 것이다. 오늘은 애인님이 야간 근무를 하는 날이라 야근한 것에 대한 불만이 크진 않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진 않았으니까. 나보다 늦게 퇴근하시는 분들은 가족이 보고 싶진 않은지 궁금하지만 직장 동료에게 하기엔 무례한 질문인 것 같아 입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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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