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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9.09 2023 런던 퀴어 퍼레이드-①/프롤로그
에세이2023. 9. 9. 16:56

4월. 여행 두 달 전이었지만 그래도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여전히 숙소 선택지는 많았다. 그리고 정말... 정말 비쌌다. 원래 5박 100만 원 정도에 예약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 가격을 만족하는 호텔은 반지하거나 창문이 없거나 런던 중심부에서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없을 정도로 멀거나 그랬다. 그래서 예산을 200만 원으로 올렸고... 베드버그가 없는지, 창문이 있는지, 교통이 편리한지(지하철역이 근처에 있는지) 위주로 체크해서 숙소를 골랐다.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관광을 더 많이 할 것이라서 방이 넓진 않아도 괜찮았고, 난 힘이 세기 때문에! 20kg짜리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상관없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숙소 후보는 원헌드레드 호텔과 어셈블리 호텔이었다. 원헌드레드 호텔은 미국에도 있는 호텔 체인인데, 1층에 바가 있다고 했다. 방 디자인도 예뻤고, 그 호텔 체인의 덕후(?) 가 있는 브랜드라고 했다. 어셈블리 호텔은 소호와 코벤트가든 사이에 있었다. 전에 런던 여행을 갔을 때, 소호 The french house에서 London Pride 맥주를 한 잔 했던 기억이 좋았고, 거기가 제일 중심지인 것 같아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런던에 다시 온다면 소호에 묵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서 숙소를 어셈블리 호텔로 정했다. 작은 엘리베이터가 있어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를 일이 없었다.

런던아이 사진빅벤 사진. 왼쪽에 공사장이 보임
숙소 창문으로 보이던 런던아이와 빅벤. 흐린 날씨였다.

원헌드레드 호텔을 숙소로 정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유럽 여행 카페에서 본 댓글 때문이었다. 그 호텔은 쇼디치에 있는 곳이었는데, 런던 중심지인 트라팔가 광장에서 20~30분 정도 걸렸다. 여행 카페에 '쇼디치 숙소'를 검색하니까 , '만약 당신의 외국인 친구가 서울 여행을 온다면 명동에 숙소를 잡으라고 하지, 동작구에 숙소를 잡으라고 하지 않을 거잖아요?'라는 댓글이 있었다. 그 말에 공감되어서 소호의 숙소에 묵기로 결정했는데...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동작구에 숙소 잡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여행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하나보다. 자세한 내용은 숙소 후기 편을 쓰게 된다면 그때...

어셈블리 호텔에 대한 리뷰를 검색해 봤는데, 2월에 묵었던 사람들이 1박 10만원대의 저렴한 숙소라고 써놓은 것을 보았다. 나는 1박에 42만원을 썼는데... 그 숙소를 예약하고, 런던에 가고, 마지막 밤을 보낼 때까지, 숙박비가 비쌌던 이유가 단지 여름 성수기이기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불현듯 깨달았다. 비싼 숙박비는 런던 프라이드(런던 퀴어 퍼레이드) 때문이었다! 나도 여행 일정 중 구경하러 갔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독일에서 옥토버페스트 할 때도, 뮌헨에서 1박에 8유로씩 하던 호스텔이 30유로가 되는 걸 봤었는데.(내가 독일에 갔던 건 약 10년 전이었으니 지금은 더 비싸졌겠지) 여름 성수기인 데다가 축제까지 겹치니까 숙소 비용이 치솟았다.

아마도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런던 프라이드가 제법 감동적이었어서, 후기를 꼭 남기고 공유하고 싶었는데, 퀴퍼 때문에 호텔비가 비쌌던 이야기를 하려고 이만큼이나 써버렸다. 얼른 런던 퀴퍼 후기도 써야지.

길거리 타바코 가판대. 무지개 깃발을 팔고 있다퀴어 플래그로 된 sohoplace 전광판
지하철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무지개 깃발을 파는 가판대와 퀴어 플래그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