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25.06.29 250629 - 주말 순삭
  2. 2025.06.28 250628 - 곱슬머리 4
  3. 2025.06.27 250627 - 예민한 사람
  4. 2025.06.24 250624 - 답답 1
  5. 2025.06.14 250614 - 토요일 1
  6. 2025.06.13 250613 - 발전 2
아주짧은글2025. 6. 29. 22:56

요즘 트위터에서 내 타임라인의 반은 러브버그가, 나머지 반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차지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빨리 보고 싶었지만 사실상 주말이 아니면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지난 주 내내 주말만을 간절히 기다렸는데 그냥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틀이 훅 지나가버렸다.

주말 이틀동안 점심과 저녁을 해먹고, 설거지하고, 샤워하고 일기쓰고(백글 말고 손으로 일기장에 쓰는 것), 가계부 정리하고 헬스하고 근육통으로 아파했다. 이제부터 규칙적인 삶을 살아보려고 마이루틴 어플을 깔고 항목을 정리하기도 했다. 작고 일상적인 것들은 해냈는데 영화 보기나 일본어 공부 같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활동들은 전혀 하지 못했다. 쉬라고 있는 주말인데 어떠한 활동들로 꽉꽉 채워넣으려고 애쓰지 않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빨리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영화 이야기에 나도 끼고싶다...

사실은 오늘 백글도 좀 더 품을 많이 들여야 하는 주제로 쓰고 싶었다. 오늘은 오전 시간이 비어있는만큼 오전에 글을 쓰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려고 했는데, 늦잠 자고 밥먹고 꾸물거리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지금은 11시 10분 전인데 그냥 누워서 잠들고만 싶다. 예전 같았으면  가장 재미있게 놀고 있을 시각인데 그래도 오늘 밖에서 많이 걸어다녔던 것 덕인지, 아니면 목요일에 했던 러닝과 토요일 오전에 했던 근력운동의 여파 덕인지 졸음이 몰려온다. 하려고 계획했던 것들을 다 하지 못한 날이면 아쉬운 마음에 잠을 청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임에도 이렇게 졸린 건 올해 들어서 일찍 자려고 계속 노력했기 때문인걸까.

아마 내일 일본어 스터디에 가면 선생님이 주말에 뭐 했는지 분명히 물어보실 텐데, 계획했던 영화는 못 봤고 밥먹고 설거지하다보니 이틀이 다 지나갔다고 대답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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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아주짧은글2025. 6. 28. 23:48

자본주의는 자연스럽게 도달하기 힘든 미(美)의 기준을 지정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꾸밈에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한다. 가령, 동아시아에서는 하얀 피부를 가져야 예쁜 것인데, 유럽이나 미주 등에서는 태닝한 구릿빛 피부가 건강하고 아름답다고 여겨진다. 이 나라에서도, 저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여 미백 시술을 받거나 태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머리 모양 역시도 돈이나 시간을 쓰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미의 기준 중 하나다. 친구들과 미용실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곱슬머리인 친구는 그냥 두면 산발 같아 보이는 머리가 싫다며 매직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직모인 친구는 머리에 볼륨이 없고 착 달라붙어보이는 걸 피하려고 주기적으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한다고 했다. 꽤나 곱슬거리는 머리를 갖고 있는 나는 그 당시엔 커트 이외에 머리에 뭔가를 하진 않았지만, 머리를 감고나면 차분해 보이도록 손질하는데 꽤나 시간을 쓰곤 했다. 결국 우리 중 누구도 원래의 머리를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 없었고, 머리 모양을 바꾸는데 시간과 돈을 많이 쓰고 있었다.

대학생 때까지 다녔던, 커트가 1만원이었던 미용실이 문을 닫은 이후로 나는 미용실 유목민이 되었는데, 가는 미용실마다 커트만 하면 곱슬머리셔서 매직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단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손질하는데 시간도 덜 들고 빨리 말라서 좋을 거라고. 일단 생각해본다고 하고 집에 돌아와 가격을 찾아봤는데 비싸야 2만원인 커트에 비해 매직은 15만원부터 시작이었다. 그정도면 콘서트를 1번 다녀올 수 있는 큰 돈인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내 머리를 고치는(?) 데 그렇게 큰 돈을 써야한다니.

어제는 우연히 '탈매직'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어서, 그 키워드로 검색을 하다가 곱슬머리인 사람들이 모인 카페를 알게 되었다. 카페에 들어가보니 곱슬머리에도 유형이 있다고 했다. 30년을 곱슬머리로 살았는데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봐서 아주 흥미로웠다. 시간날 때마다 찬찬히 흝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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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아주짧은글2025. 6. 27. 22:26

재작년 정도까지 나는 내가 예민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아마도 내가 좋아해서 가까이하는 친구들과 애인이 나보다도 예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예민하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예민한 편이라는 걸 자각하게 된 터닝포인트 같은 것은 없었지만, 굳이 계기를 찾아보자면 "신경쓰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같이 일했던 상사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었고, 굉장히 권위주의적이었다. 나보다 10년 정도 일찍 입사한 선배는 옛날엔 그분이 후배를 때리는 분이었다고 이야기해줬다. 하지만 나는 딸 같아서 제법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상사는 면담을 할 때마다 네가 잘하는 게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직접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옆 부서의 박과장이나 강대리는 씩씩하게 알아서 일을 잘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몇 달 뒤에 박과장님과 점심을 먹게 되었고, 나는 상사가 그런 말을 했는데 어떻게 하면 박과장님처럼 될 수 있을지 물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는, 상사가 ㅇㅇ사원(나)은 딱히 뭘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잘 하는데 박과장은 왜 그렇게 못하냐고 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순간 어이도 없었고, 이간질 시키려 한건가 싶어서 조금 화가 났다. 박과장님은 내가 기분 나빠하는 걸 보며 "신경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유감이지만 나는 "신경쓰지 말라"는 말이 타인의 감정을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감정 표현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하는 종종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박과장님은 무던하고 나는 예민하다는 것을 그 순간에 알아차리게 되었다. 몇 명 없는 여성 직원 중 한 분이지만, 박 과장님과도 그닥 코드가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것도 그 때 알았다.

그 후에, 내가 사실은 남들보다 예민한 편인 것 같다고 애인님과 다른 친구 1명에게 이야기했는데 그걸 아직까지 모르고 살았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 빼고는 다 알고 있었던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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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아주짧은글2025. 6. 24. 23:04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월요일같은 화요일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별로 해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제법 무기력해졌고, 백글을 빼먹기 시작했고,(두어 번 정도 빼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네다섯번 정도가 된 듯하다.) 헬스장에 가지 않고 일본어 공부도 하지 않고 있다. 대선 결과에 실망해서 삶이 무기력해질 정도로 정치 과몰입은 아니고, 투개표 참관을 하고 유세에 참여하고 이래저래 에너지를 많이 쓴 데다가 왠지 6월의 주말에는 계속해서 사람들과 상호작용해야 하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아진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혼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잠도 많이 줄었는데 그렇게 해서 남은 시간엔 웹소설 정주행이 들어갔다. 웹소설 읽는 것이 재미있긴 하지만, 사실 들이는 돈에 비해서 남는 것이 크지 않은 활동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힘이 나지 않을 때 일본어 공부나 운동 같은 취미보다는 웹소설을 읽는 것이 훨씬 쉽긴 하다. 잠도 잘 자지 않고 웹소설을 많이 보니까 시력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생활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사실 지난 달, 건강검진에서 눈이 상당히 나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몇년 전에 라섹 수술을 하고 1.2 정도의 시력을 유지해 왔는데, 건강검진에서는 0.4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 일하다보면 눈이 침침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도수 없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쓰고 일하기 시작했는데 진짜로 근시가 생긴 거였다니. 라섹 후 정기검진 겸 안과에 갔는데 영구적으로 눈이 나빠졌다기보다는 모니터를 너무 많이 봐서 생긴 '가성근시' 같다고, 먼 곳을 자꾸 보면 다시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은데 먼 곳을 자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가 싶다. 그나마 밖에 나올 수 있는 점심시간이나 출퇴근길에 멀리 있는 아파트나 간판 같은 것들을 보면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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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아주짧은글2025. 6. 14. 23:59

예전엔 나의 토요일 루틴이 이랬다. 금요일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뭔가 아쉬운 마음, 그냥 이렇게 잘 수 없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래도 2시에는 자야지 하고 생각해서 침대에 누워서 인터넷 세계를 떠돌다가 해뜨는 걸 보고 잤다. 완결된 웹소설을 정주행 하거나, 트위터에서 무한쓱뽕을 하거나, 그것조차도 질리면 평소엔 잘 열어보지 않던 메일함을 정리하고 뉴스레터를 읽기도 했다. 이것은 디지털 자해 아닌가 생각이 들 때쯤이면 끄고 잠을 잤다. 그러면 오후 1시에서 2시쯤 일어나서 무기력하게 누워 있다가 저녁만 먹고 다시 밤 늦게 자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 할 일을 시간에 따라 계획해놓고 잠들었고, (잠에서 깨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웹소설 타임을 1시간 정도 가지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1시간 정도 늦춰지긴 했지만) 점심 먹기 전에 헬스장에 다녀와서, 집에서 점심도 해먹고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어서 간단한 데이터 분석도 했다. 웹자보를 만들 일이 있어서 파워포인트로 웹자보도 만들었다. 백화점에 가서 이번 여름에 신을 샌들도 샀다. 신고 오래 걸어도 편하도록 운동화 회사에서 나온 샌들을 골라서 샀다.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였음에도 내가 계획했던 모든 일을 해내진 못했다. 일본어 공부도 못했고, 여러 편의 글을 쓰려고 주제를 정해 놓기도 했는데 하나도 손을 못 댔다. 사실 이번 대선에 대한 소회를 좀 쓰고 싶었는데 말이 길어질 것 같아서 시작조차 못했고, 샤워를 끝내니까 11시 40분이었어서 오늘의 백글도 그냥 빨리 쓸 수 있는 이야기로 어영부영 채우고 있는 중이다. 주말의 좋은 시간은 역시 정말 빨리 흘러갔다.

아마 중간중간 쉬어줬던 시간이 없었더라면 하려고 했던 걸 다 했을 것 같은데 내일 하루 종일 야외 활동을 할 예정이라서 체력을 많이 비축해놔야 했다. 틈틈히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피크민 버섯 전투도 하면서 쉬어줬다. 그래도 무기력하게 하루를 날리진 않아서 푹 잘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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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아주짧은글2025. 6. 13. 23:15

작년에 인생 처음으로 스마트워치를 샀고, 잘 때 시계를 차고 자는 것이 정말 이상하고 불편하고 거치적거린다고 생각했지만, 1년 동안 스마트워치로 수면 기록을 해왔더니 잘 잤는지 기록하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작년엔 평균적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잤었는데, 오늘 확인해보니 지난 12개월간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32분, 지난 한 달간은 6시간 43분, 이번 주 평균은 무려 7시간 10분이다. 비록 주중의 수면 시간은 짧고, 주말은 길어서 맞출 수 있었던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주는 커피를 두번 정도밖에 마시지 않았더니 정말 잘 잤고, 늦게 잠든 날은 내 몸이 알아서 늦잠을 자줘서 굉장히 개운하고 맑은 정신으로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출근하기도 했다.

사실 올해 들어 수면시간과 근무시간이 함께 늘었지만 하루가 24시간인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다른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 업무 이외에 다른 것을 하는 시간을 많이 줄였는데,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덕질에 쓰는 시간이다. 나는 T자형 덕질(General한 지식이 있되 한 가지에는 전문성을 가진다는 'T자형 인재'에서 따와서 내가 만든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깊게 덕질하는 상대의,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떡밥은 모조리 주워먹는 편이었다. 심지어 해외투어 비하인드도 빠지지 않고 다 봤는데 지금은 드라마 비하인드와 올해 나온 자컨 조차도 못본 것들이 몇 개 있다.

그리고 일본어 공부도 영 못하고 있다. 맨날 가기 싫다고 투덜거리면서 스터디는 안 빠지고 들어가긴 하는데,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구몬도 진도만 나가고 복습이나 단어 외우기를 하지 않는다. 작년엔 일주일에 60장씩 구몬 진도를 나가면서 따로 필기 노트를 만들어서 복습까지 했었는데... 돈 내고 배우는건데 돈이 아까우니 열심히 했던건데 이제 돈보다 시간과 체력이 좀 더 아깝나보다.

백글도... 한번 빼먹으면 왠지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졸리고 피곤한 걸 참고 꾸역꾸역 쓴 적도 몇 번 있었는데 6월 들어서는 2번이나 빼먹었다. 하지만 피곤하니까 때때로 농땡이도 치는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가늘고 길게 살아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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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