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글2017. 8. 12. 11:09


서울 지하철 4호선 모 역 출구 바로 앞.
우리나라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인데 정말 성매매 업소가 대놓고 있다. 여기만 이런 게 아니다. 번화가든 주택가든 상가가 있는 곳이라면 성매매 업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냥 어떤 길에든 서서 360도를 쓱 둘러보면 최소 한두개의 업소를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자취방 앞에도 있다.

사진에 나와있는 북창동식 룸싸롱은 서울시 중구 북창동의 뒷골목에서 흥하게 돼서 전파된 성매매 업소인데, 남자들이 단체로 한 방에 들어가서 오랄을 받는 업소이다. 부끄럽지도 않을까?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고서 충격을 받았는데, 청소년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안양의 번화가에도 줄줄이 북창동식 룸싸롱이 있는 걸 보고 더 충격을 받았었다.

북창동이 아닌 서울 어딘가에서 또 한번 북창동을 마주쳤을 땐, 더 이상 충격받지 않았다. 안 그래도 없는 인류애를 좀 더 내려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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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에세이/책이야기2017. 8. 11. 02:14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사회주의가 여성을 해방시키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이 자본주의하고 양립할 수 있다고 믿지도 않았다. 실제로 파이어스톤은 '페미니즘적 사회주의'를 요구했다.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급진 페미니즘이 신참 여성들에게 다른 형태의 사회적 지배에 관해서도 정치적으로 교육하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윌리스가 지적하듯 급진 페미니즘은 신참자들에게 여성으로서 당하는 억압을 인식하 게 했지만 그 여성들을 자동으로 '전반적 사회 변혁에 헌신하는' 급진주의자로 변신시키지는 못했다. 파이어스톤 같은 여성들은 이 신참 여성들의 일부가 페미니즘을 자기 계발의 이데올로기로 움켜쥐는 모습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다.


앨리스 에콜스, 「나쁜 여자 전성시대」 , <4장. 급진 페미니즘의 갈래들 : 레드스타킹스, 셀16, '페미니스트들', 뉴욕급진페미니스트>,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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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
후기2017. 8. 8. 16:17

생리컵 후기-① / 레나컵 실패기 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레나컵을 무사히 몸에서 빼냈지만 나는 다시는 레나컵을 쓰고 싶지 않았다. 잠이 깼을 때 느껴지던 그 이물감이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생리컵을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여러 후기를 찾던 중, 중고나라에서 생리컵을 구매했다는 정보를 보고, 나도 중고나라를 뒤졌다. 누군가가 한 번 정도 착용하고 소독한 후 저렴하게 파는 컵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중고나라에 올라와 있는 생리컵들은 전부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상품이었다.


레나컵을 한 번 실패했으니까 더 말랑한 컵을 사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중고나라에서 블라썸컵(스몰, 블로썸컵)과 플뢰르컵(라지)을 주문했다. (가장 부드러운 컵을 1, 가장 단단한 컵을 10 이라고 했을때 레나컵의 경도는 5, 블라썸컵은 1, 플뢰르컵은 3이다.) 며칠 뒤 블라썸컵은 무사히 도착했지만 플뢰르컵은 옥천HUB에서 실종되었다...☆★ 사실 블라썸컵을 살 때 긴가민가하며 고민을 많이 했었다. 레나컵/디바컵/문컵/슈퍼제니/유니컵/루네트컵 등등 많은 생리컵을 접했지만 블라썸컵은 처음 들어봤기 때문이었다. 서치를 해보니 블라썸컵이 한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생리컵이지만 외국에서는 아주 유명하고 인기많은 생리컵이라 해서 의심을 풀고 사용해 봤다. (블라썸컵 공식홈페이지)

공홈에서 가져온 블라썸컵 사진. 평범하게 생겼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나는 블라썸컵을 시도하게 되었다. 펀치다운폴드로 시도를 했고, 말랑말랑한 컵이다보니 삽입을 시도하다가 질 입구에서 컵이 펴져버리는 불상사는 없었으나 정말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심리적 장벽이었다. 생리컵 입문기-생리컵 구매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의 2번째 글을 보면 생리컵을 사기 전에 손가락을 질에 넣어서 포궁의 높이를 재보란 말이 나온다. 그리고 나는 질에 손가락을 끝까지 넣어도 아무것도 닿지 않는 높은 포궁의 소유자다. 블라썸컵을 접어서 쭉 밀어넣었더니 이내 손가락이 닿지 않는 곳까지 생리컵이 들어갔고 나는 무서웠다. 진짜 무서웠다. 


몇 번 실패 후에 용기를 내서 집어넣었고, 말랑한 컵은 잘 펴지지 않았다ㅠ 손가락으로 생리컵 둘레를 꾹꾹 누르면서 용을 썼더니 마침내 생리컵이 펴졌다. 어디선가 봤던 내용에 따르면 생리컵이 질 속에서 펴질 때 팡!! 소리가 난다는데 그런 소리는 나지 않았다. 말랑한 컵이라 그런지. (지금은 블라썸컵을 쓰기 시작한지 2주기가 지났고 두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에 질 속으로 깊게 밀어넣으면 블라썸컵이 알아서 잘 펴진다.)


생리컵이 몸 안에서 잘 펴져서 실링이 됐는지 확인하려면 꼬리를 잡고 당겨보면 된다는데, 블라썸컵은 꼬리를 당기면 (쑥 빠지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은 딸려 나온다. 고통을 잘 참는다면 진공을 풀지 않고 쭉 당겨 빼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다. 생각만 했다.. 꼬리를 잡고 당겨보는 거 외에 내가 알아낸 방법은, 생리컵을 뺄 때처럼 응가하듯이 힘을 줘보는 거다. 생리컵이 잘 펴지지 않았거나 접힌 상태로 몸 속에 있다면 조금만 힘을 줘도 밑으로 쑥 내려온다. 반면에 잘 펴져서 진공 상태로 돼 있다면 힘을 줘도 생리컵이 조금만 내려온다. 블라썸컵이 잘 펴진 걸 확인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순간 나는 생리중인 걸 잊어버렸다!!!!!


생리컵은 탐폰보다 백배 편했다. 내가 예민해서인지 탐폰(플레이텍스)을 사용해도 방광압박을 느끼는데 말랑한 블라썸컵을 쓰니까 방광압박도 없었고 실 땜에 거슬리는 느낌도 나지 않았다. 방광압박이 없으니 생리중에 헬스장에 가서 격한 운동을 해도 불편하지 않았다. 탐폰이나 생리대를 쓸 때 나는 냄새도 나지 않는다. 대소변을 볼때도 너무너무 편했다!! 탐폰을 쓰면서 화장실에 갈 땐 실에 묻을까봐 불안하니까. 그리고 생리컵을 써도 조금씩 피가 새서 팬티라이너와 함께 써야 했지만 탐폰 실의 모세관 현상 때문에 지속적으로 생리혈이 새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결정적으론 밤에 잘 때 너무 편했다. 너무 편해서 나는 블라썸컵을 착용하고 잔 첫날 밤에 12시간을 넘게 자버렸고 아침에 화장실에서 공포영화를 찍어야 했지만 말이다....그러니 생리컵을 하고 잘 때는 적당히 자는걸로 해야겠다..


블라썸컵을 뺄 때도 레나컵과 똑같이 빼면 되지만 (레나컵 실패기 참고) 생리컵 밑동을 잡고 C자형으로 접으면서 빼낼 때 밑동의 그립감이 레나컵에 비해 좋지 않았다. 마찰이 적어서 착 감기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그 점만 빼면 블라썸컵은 나의 골든컵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고, 스몰 사이즈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어 미국 아마존 에서 라지 사이즈를 추가로 구매했다. (한국 직배송이 불가능해서 몰테일 뉴저지 센터로 배송대행을 해서 구매했다. 배송비는 $9 나왔다. 공식 홈페이지에선 직배송을 해주는 것 같았지만 생리컵 가격이 좀 더 비쌌다.) 블라썸컵 라지는 스몰보다 5ml 정도의 생리혈을 더 수용한다. 앞으론 제법 쾌적한 생리기간을 보낼 것 같다. 생리컵을 자주 비울 필요도 없을거고.


블라썸 컵 라지


블라썸컵 라지 패키지에 딸려온 설명서에 있던 사이즈 가이드


생리컵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직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서 해외 직구로 생리컵을 사와야 하니까 배송비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생리컵을 살 땐 신중하게 사야만 한다. 조만간 한국에서 생리컵이 제작되고 수입도 된다면 편하게 살 수 있겠지만. 어쨌든 나의 레나컵은 처치곤란이 되었다...


만약 생리컵에 이제 입문하려 하는, 높은 포궁인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나는 입문용으로 디바컵(경도 3), 플뢰르컵(경도 3), 아이리스컵(경도 1.7)을 추천하겠다. 너무 말랑하면 잘 안 펴지니까 불편하다고 하고 단단한 컵은 아프니깐. 사실 잘 안 펴지는 게 큰 걸림돌이 되는 건진 잘 모르겠다. 나는 질에 손가락을 넣는 것에 거부감도 없고, 어찌저찌 잘 누르면 생리컵이 펴지게 되어있으니까. 지금은 마구 누르거나 하지 않아도 생리컵이 잘 펴진단 걸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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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