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님과, 20년전의 나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했다. 나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다가, 어릴 때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중에는 '분노'도 있었다는 대화를 하다가 이어진 것이었다. 20년전의 나는 초등학생이었는데, 여기에 써도 될지 잘 판단이 되지 않는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고 싶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그 때의 나를 만난다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할거냐고 애인님이 물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학창시절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더 열심히 해야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물론 내가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사는 방법을 몰랐다고 해야 될까. 가령, 성적을 잘 받고 싶었지만, 어떻게 공부해야 잘 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무작정 시간만 많이 썼던 것 같다.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니까, 학습량을 따라잡지 못해서 늘 시간이 부족했고, 학생은 잠을 줄이는 것이 미덕이라는 사회 분위기와 합쳐서 굉장히 좋지 못한 방향의 시너지를 냈던 것 같다.
그러면 학창 시절의 나를 만나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열심히 살라고 해주고 싶냐면, 첫째는 오늘 하루에 아쉬움이 남더라도 12시에는 꼭 잠들라는 것, 둘째는 멀티태스킹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건 꼭 지켜줬으면 좋겠고, 만약에 한 가지만 더 할 수 있다면 어떤 종목이더라도 운동을 최소한 주 1회 정도는 꼭 해야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 세가지를 지켰다면 지금의 내가 더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지금도 세가지를 잘 지키면 20년 뒤에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서, 이 글을 마치자마자 자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유의 팔레트'에 윤하님이 출연하셨을 때, 열여섯의 윤하를 만난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냐는 아이유님의 질문에, 윤하님은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었다. 그 유튜브 방송을 볼 때는, '충분히 성과도 있었고 열심히 살아오셨을텐데 왜 저렇게 말씀하시지?'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의 나도 똑같이 이야기 하고 있네. 이런 마음으로 말씀하신것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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