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 동안 합쳐서 스무 시간 이상은 잔 듯하다. 그래서인지 토요일 일요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일요일인 오늘은 일종의 악몽을 꿔서 일곱시 반에 일어났다가 다시 잠들어서 열두 시에 일어났다.
오늘 꿨던 꿈은, 친구를 리뷰하는 웹사이트가 생겼고 대학 동기 몇 명에 대한 안좋은 리뷰를 남겼는데 익명으로 댓글을 단다는 게, 실명으로 남겨버려서 동기들이 나에게 실망이라고 하고 내가 예전에 그들에 대한 험담을 블로그에 썼던 것까지 파묘되어 욕을 먹는 꿈이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개꿈이지만, 생생한 꿈이었어서 괴로워하면서 눈을 떴다. 그리고 나는 본인이 바로 볼 수 있는 공개적인 곳에 악담을 남길 사람이 아니니까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고 꿈이라고 되뇌었다. 지금은 연락도 잘 안하고 별로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꿈에 나오다니.
꿈까지 꿀 정도로 오래 잤는데 사실 별로 피로 회복이 된 느낌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무기력하다. 아니, 하고 싶은 건 많은데 그냥 자고 싶다. 나에게 자유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오늘 원래는 미뤄뒀던 여러 후기들... 영화 콘클라베와 플로우를 보고 왔던 것, 최근에 읽었던 책, 맛있었던 식당, 공연을 보고 왔던 것 중 하나를 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짧은 일기를 쓰는 것보다는 후기를 쓰는 데 품이 더 많이 들어서 그냥 포기했다. 작년부터 소재가 쌓여있는데 언제 다 써낼지 걱정이다. 누가 쓰라고 시킨 건 아니지만, 나는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쓰고 싶은데 어째서인지 너무 힘이 없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부터는 다시 5일간 출근을 해야한다. 정말 거짓말 같다. 어차피 퇴근 시각은 정해져 있으니 회사에서 최대한 힘을 빼고 있으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긴장을 풀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난 차라리 집중력을 100% 발휘해서 빨리 일을 끝내고 빨리 집에 오고 싶은데 그러면 또 관리자가 보기엔 노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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