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00일간 글쓰기 챌린지를 하게 되어서, 개점휴업 상태였던 블로그를 다시 살리게 되었다. 블로그를 되살리며 지금까지 이 블로그에 썼던 글의 제목 리스트만 쭉 봤는데, 그래도 1년에 한번씩은 뭔가를 남겼었던게 신기하다.
한창 여기에 글을 많이 썼던 2017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큰 줄기는 같을테지만 디테일한 면에서 조금은 성장했을 거니까, 과거의 내가 했던 말들을 주워담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이 포스팅을 올리기 전에 이전의 게시글을 검토하고 수정하거나 비공개처리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렇게 할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 글들이 좀 있으려나, 아니면 의외로 별거 없으려나. '그때의 나는 이런 말도 할 수 있었다니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성장은 커녕 퇴보한 나 자신에 실망하려나. 그래도 언젠간, 아니 빠른 시일 내에 되짚어보고 정리해야 한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나는 끼는 없지만 관종력은 있는 사람이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반응이 오는 것을 매우 즐겼었다. 블로그 조회수와 방문 횟수를 자주 조회하고, 누군가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라는 댓글을 남기면 너무너무 부끄럽고,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사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라, 다른 플랫폼에 덕질 이야기를 종종 쓰면서 높아지는 조회수에 뿌듯해할 때가 많다. (아마 백글에도 두 곳을 번갈아가며 올리게 될 듯하다.)
런던 여행 후기도 3달만에 썼던 나인데, 과연 100일간의 글쓰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마감의 힘"을 믿고 시작해보려고 한다.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나이기 때문에 무엇에 대해 써야될지 고민할 일은 적지 않을까 싶다. 사실 2025년 새해를 맞으며 매일 짧은 일기를 쓰고 있는데 강제성이 없다보니 지난주부터 밀리긴 했다. 그래도 작심삼일은 아니었고 반올림해서 4달 동안은 빼먹지 않고 쓰긴 했네 뭐.
게시글 내용은 전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은 안 읽는 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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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의 두 주인공은 불어불문학과 10학번이다. 대학교 1학년이 된 흥수는 '불문과 고추밭 단체방' 이라는, 남학생들만 있는 카톡방에 초대된다. 흥수는 초성으로 된 욕을 남기고 바로 단톡방을 나온다. 요즘도 대학생들이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나는 두 주인공과 비슷한 시기에 대학교에 다녔는데 남자 동기들이 자기들끼리만 있는 단톡방이 있다고 해서 엄청 섭섭해했던 기억이 있다. (나도 초대해달라고 했더니 내가 보면 안되는 '더러운' 이야기를 주로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2015년 쯤부터는 대학가 남톡방에 대한 고발 기사가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 흥수같은 친구들이 내부고발 했던 걸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2. 강의가 시작되기 전, 불문과 남학생들은 강의실에 모여서 동기가 게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땐 저렇게 강의 전에 수다(?)떠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어서 조금 신기했다. 우리 과는 학생이 많아서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3. 영화를 보면서는 '구재희의 난' 장면에서, 처음으로 놀랐다. 이후에도 몇 번 더 놀랐고...
4 -1. 재희와 흥수는 유흥을 즐겼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재희는 유흥피플 치고는 맨날 앞자리에 앉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 이런 역설이 웃겼다.
4 -2. 코로나 이후 유흥이 사라지고 저속노화가 유행이 된 2024년에 보기엔 술 마시고 클럽에 다니는 모습이 별로 좋아보이진 않지만, 그땐 정말 그게 힙하고 좋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고, 퇴근 후 운동하고 쉬다가 10시 30분에 자는게 힙하다고 생각한다.
5. 재희와 흥수는 불어불문학과 10학번이고,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곡인 missA의 Bad girl Good girl은 2010년 7월 1일에 발매되었다.
6. 재희와 흥수가 같이 옷을 사러 갔을 때, 흥수가 똑같은 셔츠를 또 사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나도 같은 옷을 여러벌 사곤 한다.
7. 정말로 대학생이 갈만한 맛없고 양많고 가격싼 술집으로 보이는 곳에서 게이 술번개가 진행되어서 잠깐 추억여행을 했다.
8. 흥수의 썸남인 수호 역으로 나오는 배우 연기가 좀 튀는 느낌인데... 안그래도 중저음 위주의 다른 배우들에 비해 하이톤의 목소리이다 보니까 더욱 더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후반부로 가면서 많이 나아지지만.
9. 재희와 흥수의 사랑은 끊임없이 대비된다. 사랑이 고프고, 연애에 진심인 재희는 하남자 메들리로 만나고, 사랑에 시니컬한 흥수는 찐사랑을 하고 있다. 연애 상대를 침대에 눕힐 때도 흥수는 푹신한 침대에서 편안하게 진행하는데(?), 재희는 남자친구를 밀었더니 돌침대였다.
12. 재희가 3층 집 베란다에 누가 있다고, 스토킹 당한 것 같다고 하는데 흥수가 안 믿어줘서 서운했다. 그렇지만 3층까지 올라올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한 걸지도...
13. 재희와 흥수가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재희는 면도기를 쓰고, 흥수가 BB크림을 바르는 장면이 화면 분할로 나온 것은 성역할 클리셰를 뒤집은 것 같아 흥미로웠다. 나중에 서로의 것을 몰래 쓰는 거라는 내용이 나온다.
14. 재희는 마마보이와 헤어지고 하남자2와 비밀연애를 시작하는데, 하남자2가 재희한테 '야!' 라고 소리지를 때부터 싸했다.
15. 사랑에 빠진 재희가 미끄럼틀에 누워 밤하늘을 보는 장면에서, 흥수가 사랑은 도파민의 농간이라고 할 때, 문과의 몸에 잘못 들어간 이과 남자 같았다. 공대에 저런 사람 많은데 ㅋㅋ
16. 수호가 팔꿈치에 혓바닥 닿는다고 말해서, 흥수가 집에 와서 거울 보면서 따라해보는 장면이 너무 웃겼는데, 같이 보는 관객들이 다같이 크게 웃어서 너무 좋았다. 사실 나는 케이팝 공연장에 자주 가다보니,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은 리액션이 너무 작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다같이 웃고 놀라고 하면 나는 참 좋던데.
17. 이 영화의 음악도 너무 좋았는데, 대학 축제에서 비눗방울이 날리고 스텔라장의 노래가 나오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단짠단짠 영화라 달콤한 장면이 나오면 꼭 비극적인 장면이 뒤이어 나오더라. 비눗방울 장면 이후에 재희는 하남자2가 양다리였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비참하게 차인다.
18. 흥수가 수호의 학교에 놀러가는데, 수호가 하는 퀴어동아리 이름이 '커밍투게더'인걸로 봐서, 수호는 고려대 재학 중이란 설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퀴동에서 부르는 노래가 딱 음악감독인 프라이머리 노래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9. 찌그러진 우유갑을 그린 아이 이야기.
자기랑 다르면 그걸 열등하다고 생각해야 맘이 편하거든. 그게 진짜 열등한 줄도 모르고.
20. 재희가 임신중절 하러 갔다가 의사에게 개소리를 듣고 나왔는데 흥수가 "꼰대들이 하는 말에 신경쓰지마" 라고 하는 것에, 흥수가 남자라는 사실이 확 다가왔다. 나는 "신경쓰지마"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 이미 공격적인 말을 들어서 기분이 상했는데 그 말을 들은 걸 없던 일로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신경쓰지말라는 말은 상한 기분을 내 앞에서 티내지 말라는 뜻 정도밖에 될 수가 없다. 섬세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21. 우리가 동거중이고 낙태까지 했다는 소문을 듣고, 재희는 "집단지성의 힘은 위대하다." 라고 했는데 이 말이 진짜 웃겼다.
22. 강아지를 입양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재희가 "내가 좀더 개처럼 살아볼게, 멍멍!" 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참 사랑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23. 사무실에서 신입사원들 인사시키는 부분 보고 우리 회사에서는 저렇게 안하는데... 라고 생각했다. 다른 회사는 어떠려나.
24. 재희가 만난 하남자3은 법무법인 승부에 다니는 변호사이다. '승부'라는 이름도 뭔가 맘에 안들었고, 재희가 상사 욕을 할 때, '상사 업무스타일에 맞추는 것도 능력이야' 라는 공감 능력 떨어지는 말을 해서 너무 싫었다.
25. 수호가 집착도 사랑이라고 하는 내용은 무엇을 위한 빌드업일까? 이런 내용이 나온 이유는 뭘까?
26. 수호가 커밍아웃하고 오픈리 게이로 살겠다고 해서 흥수가 헤어지자고 한 장면부터 수호 연기의 어색함이 사라지고, 수호가 장국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27.
"오빠가 싫어해. 자기보다 커보인다고."
28. 재희와 흥수가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장면에서, 재희가 남들과 똑같은, '재미없는' 모습이 되어가는 것이 너무 잘 표현되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박상영 작가가 나와서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 풀어줬다.
29. 재희는 갑자기 찾아온 흥수의 어머니에게, 자기가 영부인 사주라서,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다 잘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교회에 열심히 다니시는 어머님은 재희랑 같이 좋아한다.
30. 보일러가 고장나서 흥수와 재희가 같은 침대에서 잔 다음날, 재희가 "잘 잤어? 씨, 벨롬" 이라고 인사한다. 이 장면 짱 웃긴데 바로 다음에 하남자3이 나와서 흥수와 재희를 때린다. 이 영화는 계속해서 달콤한 장면(웃기거나 아름다운)과 짠 장면(폭력적이거나 슬픈)을 롤러코스터처럼 오간다.
31. 하남자3은 재희가 아이스를 좋아하는 줄도 모르고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준다. 재희는 흥수가 화나면 웃는 것도 아는것과 대비된다. 흥수랑 싸워서 경찰서 갔을 때 "나 변호사야~" 라고 하는 것도 진짜 하찮았다. 그런데 사실 저런 하남자 역할을 잘 하는 배우의 본체가 현실세계에서는 좋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32.
"보호필름 떼고 하는거야, 사랑은. 이 겁쟁아"
33. "집착이 아닌건 사랑이 아니다" 이후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는 장면인데 흥수가 베란다에서 담배피는 장면보고 좀 민폐라고 생각했다.
34. 119에 전화할 땐 침착하게 주소부터 불러야 하는데... 만약 저런 상황이 나에게 닥친다면 나는 침착할 수 있을까?
35.
"복분자..." "복부자상이요?"
36.
"서울에 씨발 방세가 얼만데. 우리가 이상해?" "아니 전혀."
37. 경찰서에서 흥수가 본인이 게이라고 밝히는 장면은, 어떻게 보면 흥수의 첫 대국민(?) 커밍아웃인데 박수 받아서 좋았다.
38.
"네가 너인게, 네 약점이 될 순 없어."
39. 회식 장면에서 재희가 게이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는데, 이 때 남성 동료를 바스트샷으로 잡아줘서, 나는 당연히 그 분이 게이인 설정일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재희와 결혼하게 될 줄이야.
40. 신부가 빨간 스니커즈를 신고 입장하는 결혼식 장면이 인상깊었다. 보통의 결혼식장은 1시간 단위로 예약이 잡혀있고 30분 예식-30분 사진촬영을 하기 때문에, 치울 시간이 부족해서 저렇게 컨페티를 못 뿌리는데...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41. 흥수가 결혼식 축가로, 춤을 추면서 Bad Girl, Good Girl을 부르는 장면은 영화를 보기 전에 유튜브 숏츠로 보고 갔었다. 그런데 흥수가 이렇게 과묵한 캐릭터일줄 몰랐다. 춤추며 노래하는 장면이 지금까지 나온 내용과 대비되었다 . 이렇게 춤을 춘게 감춰온 본인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친구를 위한 억텐이었을까? 아마도 원작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을지도.
42. 재희는 신혼여행가면서 책상 위에 늘 올려두었던 자궁 모형을 한국에 두고 갔다. 이 자궁 모형은 재희가 임신중절이 필요해서 산부인과에 갔을 때, 폭언을 했던 의사에게서 도망치며 뽑아왔던 건데, 하남자3이 재희를 때릴 때, 이 자궁 모형으로 재희가 하남자3의 머리를 뒤에서 쳐서 쓰러트리고 근처 지구대로 뛰어간다. 가장 비참했던 순간에 얻어온 전리품이, 나중에는 자신을 향한 폭력을 잠깐 멈춰주는 도구가 된 것이라서 흥미로운 장치라고 생각했다.
43. 크레딧이 시작되기 전, 잠깐 쿠키영상이 나오는데, 재희가 흥수에게 소개팅할지 물어보는 장면이었다. 여기서의 대화도 너무 웃겼다.
아이유의 "Love wins" 티저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 '아이유가 대국민 커밍아웃을 하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었다. 하지만 나를 빼고는 그런 상상을 한 사람이 없었나보다. 평소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지지발언을 한 적 없던 사람이 그 구호를 쓰는 건 문화 전유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어 곡에 대해 설명하는 손편지가 공개되었고, "Love wins"가 성소수자 지지의 의미를 담은 곡이 아닌, 팬송이라는 사실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담엔터테인먼트에서는 노래 제목을 "Love wins all"로 바꾸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두를 더욱 존중하고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나는 그런 결정이 제법 고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유라면 비판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신경쓰지 않고 고집스럽게 활동을 이어나갈 거라고 예측해서이다. 그는 대스타이지만 여성이라 여러 번 억까에 시달렸었고, 억까에 익숙해지면 본인을 향한 비판조차 억까로 해석하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악플에 대해 논의할 때 비판은 괜찮고 비난은 나쁘다는 식으로 이야기되곤 하지만 사실 부정적인 목소리 구름을 딱 잘라서 비판과 비난으로 나누어 비판은 수용하고 비난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제목을 바꾼 노래는, 뮤직비디오가 먼저 공개되고 음원은 조금 뒤에 발매되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나는 '이건 진짜 망했는걸. 욕을 많이 먹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노래 가사만 들으면 퀴어 서사를 착즙해볼 여지가 있으나, 뮤직비디오는 너무나도 예쁘고 멋진 여성과 남성의 사랑 이야기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거기다 장애를 아름답지 못한 대상으로, 비장애를 낭만적인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비판도 얹어졌다.
티저 발표 이후에 나오는 목소리들을 보는 것은 굉장히 피곤했다. 논란 자체가 피곤했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보는 것이 피곤했다. 아이유에 대해 관심도 애정도 없는 사람들이 건수 잡았다는 듯이 내던지는 부정적 의견이 너무나도 보기 싫었다. 작년의 나는 10번 중 9번을 잘해도 1번을 잘못하면 문제적인 인물로 낙인찍고 손절하고 비난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그들은 그런 행위를 스포츠처럼 즐기는 것 같았다. 아이유가 이렇게 된 이상 장애인, 성소수자 인권운동 단체에 기부해야 된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남에게 돈을 맡겨놨는지, 본인은 운동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Love wins" 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만 쓰이는 말이 아닌데요? 이러고 있는 일부의 유애나도 꼴보기 싫었다. 본인이 무지한 것은 자랑스럽게 내보일 게 아니다. 편을 나눠 싸우는 것이 보였으나 어느 편에도 서고 싶지 않았다. 그 와중에 유애나로서 애정어린 비평을 나눠준 분의 글이 있어 공감이 많이 되었다. (https://posty.pe/h7z9a6)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에도, 앞으로 나올 미니 앨범에 대한 티저가 발표되었고, 오늘은 '홀씨'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올라왔다. 이번 논란 이후에 아이유의 무언가가 발표될 때마다 이번엔 어떤 구설이 생길지 불안했다. 홀씨 뮤직비디오가 올라오자마자 시청했고 문제될 건 없어보인다고 생각했으나 사실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 장애에 대한 잘못된 관점을 캐치하지 못했으므로 이번에도 내가 알아채지 못한 문제점이 있을까 싶어 아직 불안한 마음이 해소되진 않았다.(나의 부족함으로 뮤비 등장인물이 장애인이라는 것조차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가수 본인도 나처럼 두려우려나. 아니면 그저 내가 유리멘탈인 걸까.
덧 1. 손편지에서 언급되었던 '대혐오의 시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혐오는 옛날부터 있었고 지금은 혐오라는 언어 표현이 생겼으며 소수자들이 투쟁하는 시대이다.
덧 2. 아이유 콘서트는 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므로 티켓팅이 어렵다. 그래서 (정말 나쁘고, 내놓기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이번 일로 탈덕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3월 콘서트 예매 대기순번이 역대급으로 뒤쪽이었다.(그래도 티켓을 구해서 다행이야)